사람이 그래도 사람의 힘을 투철하게 믿었던 20세기의 유산과 21세기의 젊은이들이 공존하는 지금의 을지로와 같은 생태계는 다시 건설될 수 없다.간판이 그렇게 비싼지 몰랐다. 간판 업자들은 잘못이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만 비싸다. ‘우주만물’이 공간을 을지로3가로 옮기고 한 번의 이사를 거쳐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은 지도 2년이 지났다. 처음 이사했을 때부터 간판에 대해 고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판 디자인까지 완성했는데도 아직 간판을 달지 못했다. 을지로에는 간판이 없는 곳이 많다. 그걸 ‘트렌드’로 알고 있는 딱한 공간들도 있긴 하지만.서울 도심에서 우주만물이 이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공간이 을지로3가에 있었다. 기존 효창공원의 매장보다 크기는 1.4배 크면서 월세는 17만원이나 저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