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바다 나현수 잘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고 좀처럼 걷지 않았고 타자에 익숙해져 손 글씨가 어색해졌다 쓰지 않은 것들은 그렇게 녹청이 슬었다 마치 오래 방치된 놋그릇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잘 쓰지 않은 마음도 그렇게 녹청이 슨다. 푸르게 번지는 그것은 감정을 좀 먹어 고동이 넘실대던 손길도 모든 걸 잊게 만들었던 미소도 따뜻하게 위로하던 포옹도 서서히 가치를 잊게 했다. 늦은 새벽 눈물로 마음을 닦고 있다. 수세미가 눈물의 짠 내를 머금어 시리다 그러나 나보다 더 눈물 흘렸을 사람 나의 고통은 사치이다. 그동안 당신은 얼마나 눈물 흘렸기에 마음속에 바다를 지니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