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모음집

당신의 바다

문방구아들stationerystoreSon 2019. 2. 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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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바다
            나현수

잘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고 좀처럼 걷지 않았고
타자에 익숙해져 손 글씨가 어색해졌다
쓰지 않은 것들은 그렇게 녹청이 슬었다
마치 오래 방치된 놋그릇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잘 쓰지 않은 마음도 그렇게
녹청이 슨다.

푸르게 번지는 그것은 감정을 좀 먹어
고동이 넘실대던 손길도
모든 걸 잊게 만들었던 미소도
따뜻하게 위로하던 포옹도
서서히 가치를 잊게 했다.

늦은 새벽
눈물로 마음을 닦고 있다.

수세미가 눈물의 짠 내를 머금어 시리다
그러나 나보다 더 눈물 흘렸을 사람
나의 고통은 사치이다.

그동안 당신은 얼마나 눈물 흘렸기에
마음속에
바다를 지니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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