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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구덕(九德)을 아시나요.
민들레 (포공영 蒲公英 민들레를 뜻함 )에 9덕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옛날 선비들은 흰 민들레를 서당의 뜰에 심어 놓고 흰 민들레를 통해 아홉 가지 덕목을 배우곤 했다고 합니다.
1. 아무리 짓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배우게 했고(忍德)
2. 뿌리를 자르거나 뿌리가 뽑혀 마른뿌리라도 땅에 심고 기다리면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배우게 했고(剛德)
3. 잎 나는 순서에 따라 꽃대가 나와 꽃이 피는 것을 보고 禮의 德, 長幼有序(장유유서)와 같은 順序의 美德을 마음깊이 새기게 했고(禮德)
4. 흰 민들레를 무치거나 김치를 담아 먹고, 각종 약으로도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보며, 쓸모 있는 삶을 마음깊이 새기도록 했고(用德)
5. 흰 민들레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찾아오면 꿀을 나누어 주는 나눔의 미덕을 배우게 했고(仁情의 德)
6. 흰 민들레의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면 젖과 같이 하얀 빛의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자애스러움을 마음깊이 새기게 했고(慈愛의 德)
7. 흰 민들레가 흰머리를 검게 해주는 회춘약재로 쓰이는 것을 보고 효의 덕을 배우게 했고(孝德)
8. 민들레 즙을 내어 종기를 치료하며, 아픈 사람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을 보고 인술의 덕을 배우게 했고(仁術의 德)
9. 씨앗이 낙하산처럼 바람을 타고 멀리 낮선 곳에 가더라도 잘 적응하고 자라는 것을 보며 자립정신과 자수성가의 의지를 배우게 하였다(自立의 德)
민들레에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을 알고 나니 더욱 사랑스럽다.
몇 년 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간 적이 있다.
수용소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 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슬픈 곳이다.
수용소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사람이 어찌 저럴 수가. 한 독재자의 그릇된 생각은 종국에는 많은 사람들을 이유도 없이
끔찍한 죽음의 세계로 내 몰 수도 있구나.
그 당시는 무엇으로도 아픔을 달래 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는 야트막한 동산에 이르니 그런 슬픈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민들레가 온 동산을 덮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들레의 이런 아름다운 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다만 무리 진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그런 민들레가 우리 집 마당의 조붓한 곳에 어디에서 날라 와 핀 것인지는 몰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 와 노란 민들레가 사방에 피어있다.
그 사이를 질서도 없이 쑥, 냉이, 씀바귀가 돋아나와 한 무리를 이루고 있다.
가끔가다 쑥, 냉이, 씀바귀를 뜯어 국을 끓이기도 한다.
봄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입으로는 자연과 만나고 눈으로는 민들레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음으로 민들레의 깊은 뜻이 숨겨진 9덕을 알고 나니 더욱 반갑다.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도 이런 아름다운 깊은 덕을 갖고 있거늘 하물며 인간이란 나는 세상에 나와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허송세월만 하다니 부끄러워진다.
살면서 남에게 좋은 일을 베풀지는 못했지만 남을 괴롭히며 살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 했던 것으로 위안을 삼자.
명나라 때 진익상(陳益祥)이란 분은 이런 말을 했다.
늙은 처지에서 젊음을 보고, 죽음을 통하여 삶을 보며,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을 보고,
시들어 초췌함으로부터 영화를 본다고 하였다.
바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삶의 지혜가 이것이로구나.
출세 지향적인 인간이 되기보다 성취 지향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고 싶다.
오늘 마당에 핀 민들레를 보면서 그 민들레의 지혜로운 덕을 다 가진 수는 없어도 하나라도 마음에 간직하고 나머지는 민들레 홀 씨 되어 훅 하고 불어서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지혜를 전달하고 싶다.
2015년 5월 19일
민들레 홀씨되어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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