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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암행어사 박문수

문방구아들stationerystoreSon 2021. 2. 2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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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암행어사 박문수

 

암행어사 박문수가 거지꼴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민정을 살피고 탐관오리들을 벌주던 때였다

하루는 날이 저물어서 주막에 들었는데 봉놋방에 턱 들어가 보니 웬 거지가 큰 대자로 퍼지르고 누워 있었다.

사람이 들어와도 본 체 만 체 밥상이 들어와도 그대로 누워 있었다.

거 댁은 저녁밥을 드셨수?

아 돈이 있어야 밥을 사 먹지 그래서 밥을 한 상 더 시켜다 주었다.

그 이튿날 아침에도 밥을 한상 더 시켜다주니까 거지가 나서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댁도 거지고 나도 거진데 이럴게 아니라 같이 다니면서 빌어먹는 게 어떻소?

박문수도 영락없는 거지꼴이니 그런 말 할만도 하다.

그래서 그 날부터 둘이 같이 다녔다.

1. 세 사람 살려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제법 큰 동네로 들어서니 마침 소나기가 막 쏟아졌다.

그러자 거지는 박문수를 데리고 그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왓집으로 썩 들어갔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한다는 말이 지금 이 댁 식구 세 사람 목숨이 위태롭게 됐으니 잔말 말고 나 시키는 대로만 하시오.

지금 당장 마당에 멍석 깔고 머리 풀고 곡을 하시오.

안 그러면 세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시키는 대로 했다.

그 때 이 집 남편은 머슴 둘을 데리고 뒷산에 나무 베러 가 있었다.

어머니가 나이 아흔이라 미리 관목이나 장만해 놓으려고 간 것이다.

나무를 베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자 비를 피한다고 큰 바위 밑에 들어갔다.

그 때 저 아래서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가 들려왔다.

이크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보다 얘들아 어서 내려가자 머슴 둘을 데리고 부리나케 내려오는데 바위가 쿵 하고 무너져 내렸다.

간발의 차이로 위험을 모면하고 내려온 남편은 전후 사정을 듣고 거지한데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우리 세 사람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내놓으리다 아 정 그러면 돈 백 냥만 주구려 그래서 돈 백 냥을 받았다.

받아서는 대뜸 박문수를 주는게 아닌가 이거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테니 박문수가 가만히 보니 이 거지가 예사 사람이 아니었다.

시키는 대로 돈 백 냥을 받아서 속주머니에 잘 넣어 두었다.

2. 7 대독자 구해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지나서 어떤 마을에 가게 됐다.

그 동네 큰 기와집에서 온 식구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거지가 박문수를 데리고 그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 댁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리 슬피 우시오.

우리 집에 7대 독자 귀한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니 어찌 안 울겠소?

어디 내가 한 번 봅시다.

그러더니 병 든 아이가 누워있는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사랑채로 들어가선 주인에게 말했다.

아이 손목에 실을 매어 가지고 그 끄트머리를 가져오시오.

주인은 아이 손목에다 실을 매어 가지고 왔다.

거지가 실 끄트머리를 한 번 만져 보더니 뭐 별것도 아니구나.

거 바람벽에서 흙을 한줌 떼어 오시오.

바람벽에 붙은 흙을 한줌 떼어다주니 동글동글하게 환약 세 개를 주인이 약을 받아 아이한테 먹이니 죽어가던 아이가 말짱해 주인이 그만 감복을 해서 절을 열 두번도 더했다.

7대독자 귀한 아들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내 재산을 달란대도 드리리다

아 그런 건 필요 없고 돈 백 냥만 주구려 이렇게 해서 또 백 냥을 받아 가지고는 다시 박문수를 주었다.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거요.

3. 묘자리 봐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가다가 보니 큰 산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웬 행세깨나 하는 집에서 장사 지내는 것 같았다.

기웃기웃 구경하고 다니더니 마침 하관을 끝내고 봉분을 짓는데 에이 거 송장도 없는 무덤에다 무슨 짓을 해? 하고 마구 소리를 쳤다.

일하던 사람들이 들어보니 기가 막혔다.

네 이놈 그게 무슨 방정맞은 소리냐?

이 무덤 속에 송장이 있으면 어떡할 테냐?

아 그럼 내 목을 베시오 그렇지만 내 말이 맞으면 돈 백 냥을 내놓으시오.

일꾼들이 달려들어 무덤을 파헤쳐 보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과연 방금

묻은 관이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그걸 찾아 주려고 온 사람이오.

염려 말고 북쪽으로 아홉자 아홉치 떨어진 곳을 파보시오.

그 곳을 파보니 아닌게 아니라 거기에 관이 턱 묻혀 있었다.

여기가 명당은 천하 명당인데 도둑혈이라서 그렇소.

지금 묻혀있는 곳에 무덤을 쓰면 복 받을 거요.

이렇게 해서 무사히 장사를 지내고 나니 상주들이 고맙다고 절을 열 두번도 더했다.

명당자리를 보아 주셨으니 우리 재산을 다 달란대도 놓겠습니다.

아 그런 건 필요 없으니 돈 백 냥만 주구려 그기서 또 돈 백 냥을 받았다.

받아 가지고는 또 박문수를 주었다.

이것도 잘 간수해 두오.

반드시 쓸데가 있을거요.

4. 백일 정성 끝에 마련된 삼백 냥

그리고 나서 또 가는데 거기는 산중이라서 한참을 가도 사람 사는 마을이 없었다.

그런 산중에서 갑자기 거지가 말을 꺼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그만 헤어져야 되겠소.

이 산중에서 헤어지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오.

염려 말고 이 길로 쭉 올라가시오.

가다보면 사람을 만나게 될거요.

그러고는 연기같이 사라졌다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한참 동안 올라가니 고갯마루에 장승 하나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그 앞에서 웬 처녀가 물을 한 그릇 떠다놓고 빌고 있었다.

장승님 장승님 영험하신 장승님

우리 아버지 백일 정성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한시 바삐 제 아버지를 살려 줍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문수가 무슨일로 이렇게 비느냐고 물어보니 처녀가 울면서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관청에서 일하는 아전이온데 나랏돈 삼백 냥을 잃어버렸습니다.

내일까지 돈 삼백 냥을 관청에 갖다 바치지 않으면 아버지 목을 벤다는데 돈을 구할 길이 없어 여기서 백일 정성을 드리는 중입니다.

박문수는 거지가 마련해준 돈 삼백 냥이 떠올랐다.

반드시 쓸데가 있으리라 하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이로구나 생각했다.

돈 삼백 냥을 꺼내어 처녀한테 건네주었다.

자 아무 염려 말고 이것으로 아버지 목숨을 구하시오.

이렇게 해서 억울한 목숨을 구하게 됐다.

그런데 그 처녀가 빌던 장승이 비록 나무로 만든 것이지마는 가만히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아까까지 같이 다니던 그 거지 얼굴을 쏙 빼다 박은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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