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고인에게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무죄를 선고해 이 사건은 또 다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 고향을 떠났던 50대 피고인은 국가를 상대로 책임을 묻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A씨(53)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이 무죄를 내린 이유도 1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의심스러운 정황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범행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인 미세섬유의 경우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것은 아니다'는 1심의 논리를 유지했다.
검찰은 A씨와 피해자에게서 각각 검출된 미세섬유를 두사람이 접촉했다는 유력근거로 내세운 바 있다.
1·2심 재판부 모두 A씨 택시에서 발견된 무스탕 동물털 등이 피해자의 옷에서 나온 섬유와 유사하기는 해도 동일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시신에서 사건 당시 A씨가 입었던 옷과 유사한 미세섬유가 검출됐으나 대량생산되는 해당 섬유의 특성상 같은 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범행 경로에 설치된 CCTV 영상도 A씨의 택시를 특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배수로에서 발견된 싸늘한 여성 시신...진범은 어디에?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은 옷이 벗겨진 여성 시신이 배수로에서 발견됐고 10년 넘게 범인을 잡지 못한 미제사건이라는 점에서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린다.
정작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은 30년만에 이미 수감돼 있는 이춘재로 밝혀졌지만 보육교사 살인사건은 아직도 미결이다.
2009년 2월1일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씨(27·여)가 실종되고 일주일만인 2월8일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했으나 범행시간마저 불확실한 상황에서 뚜렷한 증거가 없었다.
그런데 2015년 일명 '태완이 법' 이후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자 제주경찰은 2016년 3월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과 검찰은 2018년 동물 사체 실험을 통해 범행 시간을 피해자가 실종된 당일로 추정하고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법정에 세웠으나 무죄로 끝났다.
A씨는 이날 항소심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과 경찰이)원하는 답변을 들으려 강압적으로 대했다"며 향후 판결이 확정되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수사가)억측에서 시작됐고 재판부나 언론이나 모두 저에게는 족쇄였다"며 "너무 많은 것들을 잃었고 모든 상황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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