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담임 선생님이 반 단체 카톡방에서 'PC방이나 영화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집에 컴퓨터는 없고 게임은 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잖아요."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PC방에 앉아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고등학생 김모(17) 군은 이같이 말했다.
평소에도 이용객이 적은 오전 시간대라 자리는 많이 비어 있었지만, 이날 서울 시내 PC방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김 군 또래 10대 청소년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전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개학까지 2주간 지도해달라"고 권고한 다음 날이었다.
PC방에서 만난 10대들은 대부분 이러한 권고를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마포구 대흥동의 PC방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던 고등학생 최모(18) 군은 "학교에서 방학 중 운영하는 수업이 일찍 끝났는데, 잠깐 쉬어갈 만한 곳이 PC방 외에 마땅치가 않다"며 "교육부 장관 브리핑 내용은 못 들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PC방에서 만난 중학생 이모(15) 군은 "코로나19 때문에 사흘 동안 집에서 안 나오다가,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 오랜만에 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PC방에 가지 말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PC방 이용객들은 대부분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관리만 잘하면 괜찮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PC방에 있던 대학교 1학년 오모(20)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 점원들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다 닦고, 자리 청소도 해서 위생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밀폐된 장소이기는 하지만 자리도 널찍하고,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할 일도 거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모(16) 군은 "어제 발표 이후 부모님이 PC방 가는 걸 심하게 반대한다"며 "하지만 다들 학원은 그대로 보낸다. PC방이나 학원이나 감염 위험성은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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