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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햄버거 먹은 매장서 2년간 '1인시위'..햄버거병 피해母 "끝까지 싸우겠다"

문방구아들stationerystoreSon 2019. 11. 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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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언더쿡(햄버거 패티가 덜 익은 것) 검찰은 엄정 수사하라!”

2016년 9월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은 당시 4살 딸이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고 주장해온 최은주(39)씨는 아이가 햄버거를 먹었던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2년 넘게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해 사건을 종결했지만 최씨는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해에는 강원도 평창까지 찾아가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맥도날드 사건을 언급하며 수사과정의 의혹들을 제기하자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같은 달 29일 ’햄버거병‘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다. 수사종료와 함께 관심에서 멀어진 햄버거병이 재조명된 것이다.

최씨는 지난 6일 경기도 평택의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내 아이는 평생을 장애아로 살아야 한다”며 “평생 자책하면서 살겠지만 아이에게 나중에라도 엄마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걸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싶다”고 관련 수사가 재개된 것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제 아이가 국내 햄버거병 피해 첫 케이스이고 기업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대책마련이나 보상에 대해 생각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며 “(맥도날드 측이)손해배상을 어떻게 할까 회의를 하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저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타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검찰 맥도날드 압수수색에 안도했는데…시료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더라”

최씨는 지난 검찰 수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이 맥도날드를 압수수색했을 때는 확신 없이 압수수색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안도했는데 아이들에게 남아있는 (햄버거병 원인을 증명할)시료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더라”라며 “(아이를 담당한)의료진이 장출혈성대장균, 시가독소(Shiga toxin)를 말하며 햄버거가 병의 원인이라고 먼저 말했고 패티 납품업체에서도 같은 균이 발견됐는데 이 납품회사(관계자)만 그것도 불구속 기소가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납품업체 재판에서 식약처 공무원들을 통해 맥도날드 상무가 납품업체(패티)에서 균이 나온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담당 세종시 공무원도 균이 검출된 것을 알면서도 공표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민사사건이 아닌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형사사건으로 ‘알면서 공표하지 않은 국가’, ‘공무원’, 그들에 대한 처벌도 있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감에서 “당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무관심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 인보사와 가습기 문제에 형사2부 검사들이 수사여력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여력이 생기는 대로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6년 7월 한국맥도날드에 쇠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M사의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 시가독소 등이 검출됐지만 이를 알리지 않고 유통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로 지난해 M사 경영이사 송모씨와 이 회사 공장장, 품질관리팀장 등 임직원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해당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맥도날드 측은 “납품업체의 패티 중 문제가 된 것은 (불고기버거에 사용되는)돼지고기가 아닌 소고기 패티”라고 햄버거병과의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해당 납품업체가 같은 생산라인, 같은 기계에서 소고기 패티와 돼지고기 패티를 생산돼 교차 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최씨는 기계로 패티를 굽기 때문에 ‘언더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맥도날드 측 주장도 물리쳤다. 그동안 덜 익은 패티를 경험했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씨는 “100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대장균은 죽지만 그러면서 안에 시가독소가 폭발해 굉장히 빨리 활성화될 수도 있다”며 “매뉴얼대로 해도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 햄버거 먹고 장염이 걸리거나 설사를 했다는 민원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달 “맥도날드가 적정 온도로 조리하지 않아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계속 판매하고 있다”며 올해 맥도날드 매장에서 내부 직원들이 촬영한 덜 익은 패티 등 위생관련 사진 34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회사와 임직원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더는 간과할 수 없어 해당 사안을 경찰에 정식 수사 의뢰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시민단체는 “(사진이)조작이 아니고 복수의 내부직원들의 제보”라며 경찰수사를 통해 가려보자는 의지를 밝혔다.

◆ “경고문구라도 있었으면 햄버거 먹이지 않았을 것”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된 최씨의 딸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매일 밤 10시간 넘게 복막투석을 하고 있으며 올들어서만 7차례나 병원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고 있다.

최씨는 “단 한 줄이라도 ‘불고기 버거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문구가 있었다면, 세종시 공무원이 햄버거 패티에서 균이 나왔다는 공표를 했었다면 아이에게 햄버거를 먹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면서 울음을 삼켰다. 그는 “정부에서 허가가 났다고 생각했고, 어린이를 위한 세트라 생각했고, 브랜드를 믿고 갔지 병이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며 “아침에 쌀밥을 먹였고 간식으로 (햄버거를) 먹은 것이었다”고 호소했다.

아이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료진 말로는) 신장 기능이 다시 돌아오지 않아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며 “지금 신장이식을 하면 8년에서 10년을 쓰는데 아이는 이제 7살로 운 좋게 이식을 해도 10년이면 18살에 또 신장이식을 받아야 해 최대한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시위하고 서 있으면 저를 욕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분이라도 더 알려서 햄버거를 먹기 전 속을 벌려 확인해보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맥도날드 측은 전국 410개 매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위생 재점검에 들어갔고 재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과거 6개월을 넘는 기간동안 이어진 사법당국의 조사과정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은 그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한 점, 해당 어린이의 잠복기가 의학적, 과학적 잠복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 햄버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그리고 해당 어린이가 섭취한 제품은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패티라는 점 등을 통해 당사의 제품 섭취가 해당 어린이의 질병의 원인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움이 밝혀졌다”며 최씨 주장에 의문을 표한 뒤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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