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 - 손석희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게다. 이렇게 늦다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학교에 적은 두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는데,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 재단으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