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혐의자 '치료법원' 첫발 주목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19일 오전 10시 2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303호 소법정. 서울고법 형사합의1부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가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한 피고인 A 씨(67)에게 주소를 묻자 멍한 표정으로 답했다. 치매 중증환자인 A 씨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자신이 아내를 숨지게 한 사실조차 잘 기억하지 못했다. A 씨는 정 부장판사가 “피고인?”이라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고, 생년월일을 묻는 질문에 10초가량 머뭇거리다 ‘월일’만 답했다. 재판 시작 전부터 방청석에서 눈물을 훔치던 A 씨의 두 자녀는 오열했다. 결혼 41년 만인 2013년부터 치매 증상을 보였던 A 씨는 그 뒤 피해망상에 자주 시달렸다. 아내가 자신의 것을 훔친다며 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