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이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
똑똑한 지성과 바보같은 행동은 일견 공존할 수 없는 특성들처럼 보입니다.
물론 통상적인 조건에서라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똑똑한 사람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에 하나의 변수가 낀다면 이제부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똑똑한 사람들일수록 보다 더 이상한 행동을 저지르기 쉬워지는 조건
바로, EGO입니다.
내 말이 맞아, 내가 틀릴 리 없어.
에고(ego)가 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① 스스로에 대한 높은 자부심
②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
③ 타인들과 차별화시키는 자신만의 확고한 캐릭터
심리학에서는 자아개념(self-concept)을 매우 중시하는데,
그 이유는 자아개념이 어떠한지에 따라서 사람들의 태도, 감정, 행동 등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머리속에는 항상 여러가지 개념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 어떠한 개념이 상대적으로 매우 강력하고 견고하다면,
다른 개념들은 자연스럽게 그 중심개념과 일치하는, 순응하는 방향으로 동화되어 가요.
이게 바로 인지부조화의 과정입니다.
그런데,
거대한 에고야말로 내 머리속 세상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든 헤비급 챔피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력한 에고
난 뛰어나, 나는 달라, 나는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걸 봐,
애초에 나는 급이 틀려, 너희보다 훨씬 더 우월한 존재니까.
머리속에 이러한 헤비급 챔피언이 존재하고 있으면,
나와 다른 생각들은 곧바로 틀린 생각으로, 나와 다른 의견들은 곧바로 멍청한 제안으로 간주됩니다.
왜?
그 어떠한 개념들도 이 거대한 에고를 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머리속으로 들어오는 즉시 인지부조화 과정을 거쳐 거대한 에고 안으로 동화돼 버리는 거죠.
물론, 강력한 에고가 그 사람의 커리어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에고와 강력한 카리스마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으니까요.
또한, 강력한 에고는 그 사람에게 엄청난 동기부여와 추진력을 부여해 주기도 합니다.
나에게 어떠한 사업 아이디어가 있을 때,
주변의 부정적인 견해와 반대들을 무릎쓰고 어마어마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였더니 결국엔 대박이 터졌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는 평범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쉽게 해낼 수 없는 일들이죠.
즉, 강력한 에고가 뒷받침되어야지만 내 머리속에서 추호의 의심도 없이
무조건 되니까 GO!!!라고 외치며 한마음 한뜻으로 으쌰으쌰할 수 있는 겁니다.
일이 잘 풀릴 땐,
이처럼 스스로에 대한 강한 확신과 밀어붙이는 힘이 다른 사람들에게 충분히 카리스마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Darrin Lehman과 Shelley Taylor라는 사회심리학자들이 UCLA 대학에서 이러한 실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진에 대한 안전시설이 미흡한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평소 지진에 대한 대비를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상식적이라면,
지진 위협에 시달리는 사람들일수록 평상시 안전에 대한 대비를 더 철저히 해야만 하는 것이 정상이겠죠.
그런데, 연구결과,
지진 위협에 취약한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더 안전불감증이 심하더라는 겁니다.
도대체 왜?
머리속에 언젠간 지진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개념이 강력하면 할수록,
지진 취약 시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도한 불안과 걱정 때문에 일상생활이 고통스러울 겁니다.
나는 지진 취약 시설에 살고 있다.
↔
지진은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부조화 유발)
머리속에 이처럼 두가지 대립되는 개념들이 부딪히며 불편한 감정을 확산시키고 있는 거죠.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종식시키려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or
지진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괜찮아, 과도한 우려야
라고 생각함으로써 부조화되는 두 개념을 조화시켜야 하는데,
대다수의 학생들은 형편 상, 기숙사를 떠날 입장이 안되었으므로,
어쩔수없이 그들의 지진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이었죠.
즉, 인지부조화가 학생들의 안전불감증을 촉발해 버린 것입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위기 때 찾아옵니다.
인지부조화 과정은 머리속에 절대왕권이 존재할수록 강력해집니다.
황제의 곁에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내시들로만 가득해지고,
현실적이고 올바른 조언들을 외치는 신하들은 쫓겨나 버리죠.
에고가 강한 사람들이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인지부조화로 인해, 나를 살릴 수 있는 의견들이 대부분 불필요하고 쓸모없는 생각들로 격하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에고가 강한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자신의 우월성에 대한 개념이 너무나도 강력하게 자리잡혀 있기 때문에,
이 개념과 정면으로 대립되는 다른 생각들이 들어오는 것을 극단적으로 꺼려하게 됩니다.
나는 뛰어난 사람이야.
↔
지금 나는 위기야, 나는 잘못하고 있어, 뭔가 달라져야 해. (부조화 유발)
괜찮아, 사람들이 뭘 알겠어, 단순한 해프닝이야, 결국 내가 옳아. (조화 상태)
예로부터,
똑똑하다고 알려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사람들이
기존의 구태의연한 생각을 답습하며,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을 반복하고,
주변의 현실적인 조언들을 무시한 채 자기 주위에 아부를 떠는 인사들만 집중적으로 배치해 놓는 이유는
결국, 자기자신의 강한 에고에 잠식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보다 평범하다는, 언제든 실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과 실적에만 집착한 채, 머리속 내시들과 귀를 틀어막고 한바탕 술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죠.
스스로 만들어낸 거대한 자아상에 그야말로 잡아먹히게 된 셈이랄까?
-
24.05.14 13:42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 꾸욱 누릅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정치'에 연관시켜 송구합니다만,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인지부조화' 현상을
매순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강한 ego에 함몰되어
현실적인 사고와 선택을 하지 못 하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의 정치인들과 상당수 유권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최상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자칭 똑똑이들이
기존의 구태를 답습하고, 뭣 같은 의사결정을 하고,
직언을 경시하며 아첨꾼들만 주변에 둔다는 구절에서
하아...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높으신 몇몇 분들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
24.05.14 14:38
바로 이거죠! 나라에 정치건 자원배분이건, 조정 조율이 의미없어 지는게 에미넴님이 말한 이유 같아요...들을생각도 없죠 자신이 옳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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