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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랑 8개월간 사투를 벌인 사람이 말하는 정말 효과적인 빈대 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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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에 텍사스 깡촌에 있는 싼 아파트로 이사갔다가 빈대 때문에 죽도록 고생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쓰는 글임.
올라오는 글마다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서 좀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단 하나씩 짚고 넘어갈게.
1) 빈대는 더러운 곳에만 산다.
거짓. 바퀴벌레랑은 달리 빈대는 깨끗한 집에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 집 아무리 깨끗이 하고 살아도 손님이 빈대를 들고오면 바로 끝나는 거임. 그리고 빈대는 벽 사이로도 이동하기 때문에 아파트에 살면 옆집에서 옮을 수도 있음.
2) 요즘 빈대는 고온에도 안 죽는다.
거짓. 빈대 뿐만 아니라 빈대 알까지 죽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열로 죽이는 거임. 매트리스나 가방에 붙은 빈대/빈대알을 죽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팀다리미로 그 위를 훑는 거임. 이건 나중에 더 상세하게 말하겠음.
3) 요즘 빈대는 살충제가 안 듣는다.
반반임. 우리나라에서 빈대가 없어진건 DDT 덕분이었지만 외국에서는 DDT를 쓰다 말아서 살아남은 빈대들이 다 내성이 생겨버렸음. 우리가 비오킬로 잘 아는 퍼메트린도 이제는 빈대한테 안 듣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빈대에다가 직접 대고 이걸 쏘면 살아남을 빈대는 없음. 문제는 이걸 옷이나 가방에 뿌렸다고 해서 빈대가 죽지는 않음. 그러니까 여행갈 때 여행가방에 비오킬 뿌린다고 빈대를 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게 좋음. 그리고 집에 생긴 빈대를 없애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쓰는 살충제에는 지속적으로 카펫이나 침대의 표면에 남아서 2주-한달의 기간 동안 빈대를 죽일 수 있도록 여러가지 화학약품을 혼합해서 만들어져있음. 그러니까 답은 예전 살충제는 안 드는게 맞는데 전문가용 살충제는 잘 쓰면 빈대를 죽일 수 있음.
4) 세스코나 전문가를 부르면 알아서 해결해줌.
절대 거짓. 만약 빈대가 정말 집에 생겨서 그걸 없애야할 상황이 오면 온 가족식구가 협조해야함. 한 사람이라도 협조안 하면 그냥 빈대랑 평생 살겠다고 도원결의 맺은 거라고 보면 됨. 짧게는 2달, 길게는 반년 걸릴 걸 각오해야함.
5) 규조토를 쓰면 예방됨.
해지마 해지마 제발 해지마 ㅜㅜ 규조토는 진짜 입자가 고운 가루인데 우리나라처럼 온돌장판 깔린 나라에서 규조토를 뿌릴 곳이 어디있음? 미국이야 카펫있고 나무 마루바닥이니까 그 사이에 들어가라고 하는 거지 장판에 그런거 뿌리면 그냥 다 호흡기로 들어가는 거임. 규조토로 빈대를 죽이는 원리가 가루에 장시간 노출시켜서 말려죽이는 건데 그걸 사람이 들이마시면 어떻게 되겠냐고. 정말 너무 걱정이 되서 뭐라도 예방용으로 하고 싶으면 딱 한군데 뿌려도 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이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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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 꽂는 곳 딱 하나임. 미술붓으로 규조토 조금만 묻혀서 콘센트 구멍에 살살 발라주면 됨. 근데 보다시피 더 효과적인 건 콘센트 구멍을 아예 막아버리는 마개를 넣는게 더 나음.
그래서 본론으로 가서 빈대를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일단 집에 안 들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임
제일 쉬운 방법으로는,
1) 집에 들어오기 전에 밖에서 옷 털기. 빈대가 걸어다니는 사람 옷에 알을 까는 일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임. 그러니까 집에 들어오기 전에 옷 털고 들어오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 그리고 친구 집에 가서도 겉옷 그냥 던져놓지 말고 꼭 걸어놓는 걸 추천함.
2) 가방 열고 다니지 말기. 병원에서 일하는데 환자 가족이랑 같이 얘기하다가 그 가족의 가방에서 빈대가 툭하고 떨어져나왔을 때의 공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3) 만약 여행, 특히 해외 여행을 갈 경우에는 여행용 스팀다리미 하나 구비하는 걸 추천함. 빈대나 빈대의 알은 5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수분도 못 버티고 쪼그라듬. 그러니까 비싼거 말고 그냥 스팀다리미 아무거나 사서 가방 표면 구석구석으로 스팀다리미로 돌려주면 됨. 그리고 호텔에 들어가서는 꼭 침대랑 침대 근처 콘센트, 벽지 그리고 액자 뒤쪽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음. 이불 위에 하얀 시트가 있으면 그것도 벗겨보는 걸 추천함. 검거나 검붉은 펜촉 자국이 이부자리에 있다고 하면 그냥 바로 프론트 데스크로 가야함.
+드라이기는 안 됨. 미국에는 매년 매트리스 드라이어로 지지다가 불내는 사람이 꼭 한명씩은 나옴.
그리고 만약 정말 운이 안 좋게 집에 빈대가 생겼다, 아니면 뭔가에 물리는데 빈대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고민이 되면 아래처럼 해야함.
1. 빈대를 봤고 있는게 확실하다.
1) 전문가를 부른다. 세스코는 내가 몇년전에 물어봤을 때 빈대 구제 못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음. 빈대 전문가라고 네이버 같은데에 후기 많이 올라온 곳으로 골라서 부르면 될 것 같음. 난 한국이 아니라서 모름.
2) 가진 옷 중 면 종류나 험하게 다뤄도 되는 옷은 세탁소에 가서 30분이상 씻고 30분이상 건조기 돌려야함. 그게 안 되는 옷은 위에 써놓은 스팀다리미로 꼼꼼하게 다려준 다음 바깥에서 말리고 지퍼가 달린 비닐 안에 넣어두어야함. 빈대 퇴치하는 동안에 그 옷들은 그냥 안 입는다고 생각해야함. 패션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일주일간 비슷비슷한 옷으로 돌려입고 빨고 건조하는 걸 생활화해야함.
3) 안타깝게도 책이나 전자기기에도 빈대가 알을 까는 일이 종종 있음. 자기 자는 방에 책이 있다면 그걸 다 큰 케이스에 넣고 옷걸이 방충제랑 같이 넣어놔야함. 케이스에 빈대가 들어가지 않도록 파란테이프로 봉해두는 걸 추천함.
2. 빈대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뭐에 물린다.
1) 피부과 가봐야 의사는 모름. 모양이 특이하다고 해도 그냥 수포일 수도 있고, 모기일 수도 있고, 벼룩일 수도 있음. 의사도 모름. 물린 자국으로만 판별하기는 너무 힘드니까 그 부분은 포기하는게 좋음. 난 의사가 벌레물린 자국은 맞다며 스테로이드 처방해줬음. 빈대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까지 맞은 사람이 나에요.
2) 이불이랑 담요를 흰색으로 바꿔야함. 색이 있는 담요는 맨눈으로 확인하기가 힘듬.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못본 핏자국이나 검은 펜촉으로 찍은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기.
3) 괜히 불안하다고 약이나 규조토 뿌리지 말기. 규조토 잘못 뿌려서 너무 두껍게 뿌리면 빈대가 그거 피하겠다고 다른 방으로 가서 더 문제가 심각해짐.
4) 긴가민가 한데 없는 걸 확인하고 싶다. 돈은 좀 써도 괜찮다 하면 BB Alert Passive Bed Bug Monitor 라는 제품이 있음. 한국에서는 구입못해서 직구해야할 텐데 구조가 간단해서 집에서 직접 만들 수도 있음. 그냥 택배 상자 손바닥만하게 잘라서 침대 아래나 옆에 붙여두고 일주일 정도 놔둬. 그리고 일주일 뒤에 그 택배상자위에 검은펜촉 자국이 없으면 괜찮은 거임. 설치했을 땐 없었던 자국이 있다? 전문가 부르세요.... 이 모니터의 원리가 침대에 빈대가 잠자기 좋을만한 집을 하나 만들고 그 집에 걔가 똥을 싸게 해서 그걸 확인하는 거임. 내가 이 모니터를 추천하는 이유가 사실 난 처음 이사한 날 빼고는 단한번도 빈대를 본적이 없었는데 계속 물렸거든. 다른 배드버그 트랩은 하나도 못 잡을 때 유일하게 증거가 나왔던게 이 모니터이었음.
그래서 이 개고생을 해서 내가 배드버그를 퇴치했냐면.... 못했습니다 ^^ 왜냐면 아파트 이웃이 이 배드버그를 퍼뜨린 범인이었거든. 아파트에서 이 얘기를 해주지 않아서 난 8개월간 정말 죽도록 고생만 하다가 보증금 떼이고 나왔음. 물론 이 사실도 나중에 구글 리뷰 보고 알았다 ^^^^ 미국도 배드버그 관해서 정말 대책이 없어서 거지같은 관리사무소 만나면 쉬쉬하고 숨김.
우리나라도 걱정이 되는게 일반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자기 집이니까 어떻게든 없애려고 하겠지만 제일 잘 퍼질 고시원 같은데에서는 말 안 하고 숨길게 뻔해서임. 그러니까 다가구 주택 사는 사람들은 꼭 잘 확인 하세요... 그리고 만약에라도 고시원에 사는데 물렸다? 옷이랑 가진 물건 잘 처리하고 바로 나오는 걸 추천합니다. 만약 네가 혼자 해결했다고 덤볐다 안 되면 돈도 날리고 정신병도 얻음 ^^ 이제 7년 지났는데 난 아직도 호텔 들어갈 때 손전등 가지고 가고 모기한테 여러방 물리면 밤에 잠을 못잠 ^^
3줄 요약.
1. 여행객을 위한 빈대 퇴치 필수품은 스팀 다리미임.
2. (예방한다고) 규조토 뿌리지마 해지마
3. 살충제는 마음 편하게 하려면 가져가도 되는데 벌레 보고 죽일 거 아니면 별 소용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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