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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화해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싸움을 한 다음, 할머니가 말을 안 했습니다.
때가 되면 밥상을 차려서는 할아버지 앞에 내려놓으시고 한쪽에 앉아 말없이 바느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식사를 마칠 때쯤이면 또 말없이 숭늉을 떠다놓기만 합니다.
할아버지는 밥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가 한마디도 안하니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할머니의 말문을 열어야겠는데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떻게 해야 말을 하게 할까?`
할아버지는 한참동안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빨리 할머니의 침묵을 깨고 예전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싶을 뿐입니다.
잠시 뒤 할머니가 다 마른 빨래를 걷어서 방안으로 가져와 빨래를 개켜서 옷장안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옷장을 열고 무언가 열심히 찾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뒤지고 부산을 떱니다.
처음에 할머니는 못본 척 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점점 더 옷장 속에 있던 옷들을 하나둘씩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가만히 바라보니 걱정입니다.
저렇게 해놓으면 나중에 치우는 것은 할머니 몫이니까요.
부아가 난 할머니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뭘 찾으시우?"
그러자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셨습니다.
"이제야 임자 목소리를 찾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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