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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사 없는 사설구급차 불법인데…현실은 인원 '태부족'

문방구아들stationerystoreSon 2020. 7. 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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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1대당 응급구조사 인력, 119는 7.12명인데 민간구급차는 1.25명에 불과
민간구급차 불신 부른 '수급불균형'…해결책은

응급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를 막아 구조를 지연시킨 택시기사와 관련해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은 사설 구급차에 대한 불신에 있으며, 이를 근절하려면 민간이송업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응급구조사 없는 '깡통 구급차'가 초래한 '불신'

지난달 8일 발생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해당 택시기사는 사고가 난 사설 구급차에 응급구조사가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응급상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사고처리가 먼저라며 구급차를 막아섰다. "내가 사설 구급차 안 해본 줄 아느냐, 응급구조사 없이 사이렌 키고 가는 거 불법이다, 구청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택시기사의 행위는 도의적으로 옳지 않지만,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다. 그의 말처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따라 구급차가 출동할 때에는 응급구조사나 의사·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동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민간 구급차는 응급구조사나 의료 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민간이송업체 91곳을 상대로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17.6%인 16곳에서 응급구조사 없이 구급차를 운행했다. 지난 2018년에는 경기도에서 15개 민간이송업체 중 60%인 9개 업체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됐다. 게다가 응급환자가 없는데 사이렌을 울리는 이른바 '깡통 구급차'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연예인을 행사장까지 이동시키거나 귀성길에 빨리 오르기 위해 구급차를 운영한 사례 등이 적발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간 구급차 운영 인력 태부족…대안은 재정지원

문제는 민간이송업체의 열약한 근무환경 때문에 응급구조사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 민간구급차를 운전하는 김아무개씨(56)는 "환자 콜이 없는 날도 있는 등 안정적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응급구조사 한 명 인건비 마련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을 희망하는 응급구조사들도 소방이나 병원근무를 선호하지 민간이송업체를 선택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 공공 구급기관에 취업한 응급구조사와 민간이송업체 취업자간의 수급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응급의료통계연보에 따르면, 구급차 1대당 응급구조사 인력이 의료 기관은 3.85명, 119구급대는 7.12명이었지만 민간이송업체는 1.25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민간이송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료과 교수는 "깡통구급차와 같은 민간 구급차의 불법 행위는 국가의 방임했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민간 구급차는 병원 간 이동이나 지역 간 장거리 이동 등 공공 구급차에서 하지 않는 일들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건강보험체계에 편입시키는 등 재정적 지원을 통해 정부의 감시망 안에 둔다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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